원주 웨딩박람회를 통해 깨달은 '결혼, 결국 둘이서 쓰는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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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린 (211.♡.115.41) 작성일25-10-22 22:26 조회60회 댓글0건본문
결혼을 앞둔 이들의 대화에는 종종 ‘우린 잘 맞을까?’라는 문장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맞음의 정도보다 더 중요한 건 ‘함께 써 내려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챕터는 서로의 문체가 다르기도 하고, 어떤 문장은 수정 테이프가 필요할 만큼 엉키기도 하죠. 그래도 끝내 두 사람이 함께 써 내려간다는 사실이, 결혼이라는 긴 서사의 진짜 아름다움일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우연히 찾은 원주 웨딩박람회에서였습니다. 드레스보다, 플래너의 상담보다, 그곳의 공기 속에 떠다니던 이야기들이 제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모두 각자의 ‘첫 문장’을 준비 중인 사람들이었거든요.
장식보다 중요한 건 문장력
원주 웨딩박람회를 걷다 보면 화려한 부스와 빛나는 예식장 사진들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예비부부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예복을 고르며 “이게 우리다워”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식장 조명을 보며 “이건 우리가 좋아할 분위기야”라고 속삭였죠.
결국 결혼 준비란, 두 사람이 어떤 톤으로 인생을 써 내려갈지를 결정하는 과정 같았습니다. 표지를 장식하는 드레스나 플라워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길 문장의 힘. 원주 웨딩박람회는 그런 ‘문장력’을 키우는 공간이었어요. 화려함을 고르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언어를 조율하는 시간 말이죠.
고백의 형태가 달라지는 순간들
한참을 돌아보다가 웨딩 사진관 부스 앞에서 멈췄습니다. 스크린에 비친 한 커플의 사진 속에서 묘한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그건 포즈나 배경 때문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때문이었습니다.
원주 웨딩박람회에서 준비 중인 건 단지 결혼식이 아니라,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고백이었습니다.
“우리 이렇게 살아보자.”
그 한마디가 수많은 선택과 고민을 통과해 만들어지는 거죠. 플래너의 조언, 식장의 구조, 드레스의 결 같은 세세한 것들이 결국 한 문장을 완성하는 단어들처럼 다가왔습니다. 원주 웨딩박람회는 그 문장들의 어미를 다듬는 연습장이기도 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듯 천천히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 ‘시간이 없다’, ‘비용이 많다’, ‘다들 이렇게 한다더라’는 말들 속에서 중심을 잃기 쉽죠. 하지만 원주 웨딩박람회에서 만난 한 플래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혼은 계획이 아니라 리듬이에요.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두 사람이 맞춰가는 리듬이란 결국 한 권의 책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템포와도 같으니까요. 장마다 분위기가 달라도 괜찮고, 때로는 여백이 많아도 좋습니다. 여백은 다음 문장을 준비하는 숨 같은 것이니까요. 원주 웨딩박람회 그런 여백의 중요성을 조용히 알려주는 곳이었습니다.
결혼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챕터 원’입니다. 그래서 준비 과정이 조금은 서툴러도 괜찮고, 서로의 문체가 달라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함께 펜을 놓지 않는 일.
원주 웨딩박람회를 나오며 문득 떠올랐습니다.
결혼식은 세상에 보여주는 표지이고, 그 이후의 날들은 두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본문이라는 걸요. 때론 밑줄이, 때론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그 모든 흔적이 두 사람의 기록이 될 겁니다.
결혼은 결국, 둘이서 쓰는 한 권의 책입니다.
그리고 그 첫 문장을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원주 웨딩박람회는 가장 따뜻한 도서관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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