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시도'의 종말을 고하다: 전주 웨딩박람회에서 시작된 예복의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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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린 (211.♡.115.41) 작성일25-10-22 22:54 조회68회 댓글0건본문
턱시도는 한때 남성 예복의 상징이었습니다. 광택 있는 라펠, 단정히 묶인 보타이,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까지 그 모든 것이 ‘격식’과 ‘품격’의 언어였죠. 하지만 지금의 신랑들은 그 권위의 옷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결혼식이 형식의 무대가 아니라, 자신다운 서사의 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전주웨딩박람회에서도 이 변화는 뚜렷했습니다. 예복 상담 테이블에는 고전적인 블랙 턱시도보다 오히려 린넨 재킷, 카멜 브라운 수트, 심지어 오프화이트 셋업을 고르는 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들의 기준은 ‘격식’이 아니라 ‘개성’이었습니다.
‘신랑다움’이 아닌 ‘나다움’을 입는다
예복을 고르는 순간은, 생각보다 더 ‘정체성’에 가까운 선택입니다. 전주웨딩박람회에서 만난 스타일리스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은 신랑들이 ‘주인공처럼 보여야 한다’보다 ‘나답게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그 말처럼, 턱시도의 종말은 단순한 유행의 끝이 아니라, 자기 표현의 시작입니다. 예전에는 결혼식의 규격에 맞춰 옷을 고르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결혼식이 옷의 주인을 따라가는 시대가 된 셈이죠.
그래서 전주웨딩박람회에서는 패브릭의 질감, 셔츠 칼라의 각도, 단추의 재질 하나까지 세심히 조율하는 맞춤형 예복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누군가는 심플한 블레이저 위에 포켓스퀘어로 포인트를 주고, 또 다른 이는 클래식한 더블브레스트를 캐주얼하게 해석했습니다. 모두의 답은 달랐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하나였습니다. “나는 내 결혼식에서 나로 서겠다.”
클래식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쓰이고 있다
그렇다고 턱시도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주웨딩박람회에서도 여전히 블랙 수트를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클래식을 ‘복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재해석했습니다.
벨벳 소재의 재킷, 목이 짧은 슬림 보타이, 매트한 새틴 포인트 같은 디테일은 클래식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숨결을 담아냅니다. 마치 오래된 영화 속 남주가 지금의 감각으로 되살아난 듯한 느낌이죠.
이런 변화는 단지 외형의 차이가 아니라 ‘시선’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과거의 예복은 사회가 정한 ‘신랑의 정답’을 입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서로가 만든 ‘둘만의 답’을 입는 것입니다. 전주 웨딩박람회 바로 그 전환점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형식’보다 ‘이야기’를 남기는 결혼식
결국 예복의 패러다임 변화는 결혼식 자체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스몰 웨딩, 포레스트 웨딩, 루프탑 웨딩 등 다양한 형태의 예식이 늘어나면서 옷 또한 그 공간과 감정에 맞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주웨딩박람회에서 상담받은 한 예복 디자이너는 “요즘은 예복이 공간의 일부처럼 디자인된다”고 말했습니다. 햇살이 드는 낮 결혼식에는 밝은 베이지 톤의 수트가, 은은한 조명의 실내 예식에는 딥그린이나 네이비 같은 톤이 어울립니다. 옷은 더 이상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결혼식의 분위기와 서사를 함께 엮어냅니다.
전주웨딩박람회는 단지 웨딩 아이템을 모아둔 행사가 아닙니다. 이제 그것은 ‘결혼이라는 형식’을 새롭게 해석하는 실험장이자, 개인의 취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턱시도’의 종말은 어쩌면, 더 진짜 같은 시작을 의미합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클래식한 블랙을 선택하겠지만, 그것이 ‘전통’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미 변화는 완성되었습니다.
결혼식이 둘만의 이야기를 담는 책이라면, 예복은 그 첫 문장입니다. 전주웨딩박람회는 그 문장을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하는지를 조용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책 속에서 턱시도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장으로 다시 태어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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